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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상선단에 대해 알아보자 (feat 조선업)

by 메르

2025.06.11 오전 00:10

늘 그렇듯이 많이 돌아갑니다.

  1. 평상시에는 민간 화물을 수송하는 상선 역할을 하지만, 전시에 해군이 1순위로 징발하는 배들이 있음.

2. 전략상선단임.

3. 전시에는 보급이 전쟁의 승패를 가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해군의 주요 임무 중의 하나가 전략상선단을 보호하는 일임.

4. 과거 유럽에서는 해군을 상비군으로 두지 않고, 전시가 되면 배의 주요 구성원을 상선 사관으로 차출하는 경우가 많았음.

5. 전시를 대비해서 상선의 선장과 기관장을 해군의 대령 직급으로 관리를 하는 이유임.

6. 2차대전에서 영국 선원의 25%가 독일 잠수함에 사망했듯이, 전쟁이 나면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보직이 상선 사관들이기도 함.

7. 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의 잠수함 U 보트가 미국에서 영국으로 가는 호송 선단 공격에 투입됨.

8. 연합군의 대서양 상선단은 U 보트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됨.

9. 미국에서 오는 군수물자가 U 보트 때문에 제대로 오지 못하자, 군수품이 부족해서 전세가 연합군에 불리하게 돌아감.

10.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영국 처칠에게 미국과 영국 사이에 "자유의 선박"으로 배로 만든 다리를 연결시켜 주겠다고 약속함.

11. 그 배가 리버티선(Liberty ship)임.

12. 루스벨트의 발상은 기발하지만 잔인했음.

13.U 보트가 파괴하는 상선보다 더 많은 상선을 만들기로 한 것임.

14. 리버티선은 대량생산을 통해 쓰고 버릴 수 있는 표준선을 만드는 것으로, 선원들의 안전은 후순위였음.

15. 전쟁 기간 동안 미국 6개 조선소에서 2,710척의 리버티선이 만들어짐.

16. 리버티선은 1만 920톤의 화물을 싣고, 시속 11노트로 갈 수 있는 성능인데, 1척당 200만 달러로 만들어짐.

17. 배 한 척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일이었고, 8시간 30분 만에 한 척을 완성시키기도 함.

18. 리버티선은 자동차의 대량생산 방식인 포드방식(Fordism)을 응용함.

19. 곡선 부위를 최대한 직선으로 만들어 철판 가공을 쉽게 만듦.

20. 규격화된 부품으로 미리 블록을 제작한 후, 용접으로 연결시켜 작업시간과 경비를 대폭 절감한 것임.

21. 리버티선이 대서양에 대량으로 투입되면서 전황이 바뀌기 시작함.

22. 독일 U 보트가 미국 상선단을 침몰시켰지만, 미국은 격침된 배보다 더 많은 리버티선을 찍어내면서 군수품의 적시 공급에 성공한 것임.

23. 리버티선은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대백색함대(Great White Fleet) 계획에서 준비되기 시작함.

24. 대백색함대 계획은 조선업 인프라를 늘려서, 대규모 해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음.

25. 1907년부터 조선업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했고, 군함을 찍어내듯 생산하는 위력을 발휘하며 독일과 일본을 물량으로 압도하게 됨.

26. 1920년, 미국은 존스법(Jones Act)을 제정함.

27. 존스법은 27조가 핵심으로, 미 연안의 승객과 화물 수송은 미국에서 만든 국적선에만 허용한다는 강제 규정임.

28. 존스법은 한미 간 FTA 협상에서, 미국의 쌀 개방 요구에 "너희들도 그러면 존스법을 개방하라"고 대응해서 한국팀이 효과를 본 그 법임.

29. 미국 조선소들은, 존스법이 있다 보니 미국 군함과 미국 내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들을 독점 건조하면서 경쟁 없는 돈벌이를 해옴.

30. 존스법으로 안정적인 먹거리가 있고, 인건비가 계속 오르다 보니, 미국 조선소들은 설비 개선 투자를 축소하기 시작함.

31. 노후화된 설비에 높은 인건비로 배를 만드니, 미국 조선소는 한중일 대비해서 건조비용이 2~5배 비싸고, 납기도 크게 길어짐.

32. 2000년대 초반이 되자, 미국 조선사들은 상선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됨.

33. 자국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발주하는 특수선 사업만으로 먹고사는 형편이 돼버린 것임.

34. 미국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서 함대지 타격 능력과 스텔스 성능을 갖춘 함정을 하나 개발함.

35. 꿈의 전투함이라고 평가를 받던 줌왈트급 구축함임.

36. 줌왈트급 구축함은 1척에 4조 원이 넘는 건조비용이 들었지만, 진수 1개월 동안 3번의 중대한 고장이 발생하는 돈 먹는 하마가 됨.

37. 줌왈트급 구축함 수십 척을 건조해서 주력함으로 만들려고 했던 계획은 취소되고, 3척만 건조되고 사업이 종료됨.

38. 줌왈트급 구축함의 목표 중의 하나였던 원거리에서 포격을 지원해 주는 역할도 전용 장사정 특수탄에서 문제가 생김.

39. 포탄 1발에 7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최종 납품 가격이 80만 달러가 되면서, 포탄이 토마호크 미사일 가격과 같아져 버린 것임.

40. 단가는 토마호크와 비슷한데, 사거리는 토마호크의 10%, 탄두는 3%밖에 안되는 저 위력 포탄이라 가성비가 나오지 않았음.

41. 미해군은 이 탄을 딱 90발만 구매함.

42. 1척의 탄약고도 다 채우지 못하는 수량이라, 장사정 특수탄을 안 쓰겠다는 말이었음.

43. 줌왈트는 운용이 시작된 지 10년도 되지 않았는데 퇴역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

44. 이만큼 미국 조선업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임.

45. 미국 군함 대부분은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인일렉트릭보트와 배스아이언윅스, 헌팅턴잉걸스의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건조를 함.

46. 미국 최대 조선소라는 뉴포트뉴스 조선소도 한국 HD현대중공업의 3분의 1 규모밖에 안되는 정도임.

47. 전세계 상선 4만 4000여 척 가운데 원양을 항해할 수 있는 Made in USA 상선은 90척 정도임.

48. 중국은 매년 1,000척 이상을 찍어내는데, 미국 조선소는 1년에 10척을 건조하기도 힘든 상황임.

49. 2차 대전 때 리버티선 수천 척을 찍어냈던 미국 조선업은 옛날이야기가 됨.

50. 중국은 1년에 이지스 구축함 8척과 호위함 4척, 원자력잠수함 3척을 건조할 수 있음.

51. 반면에 미국은 이지스 구축함 1척과 공격용 원잠 1척을 건조하는 정도 역량을 가지고 있음.

52.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은 전투함을 복붙하듯이 찍어낼 수 있지만, 미국은 현재 있는 전투함만으로 싸워야 한다는 말임.

53. 현재 중국의 전투함은 355척으로, 2025년말 400척, 2035년 475척까지 전투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54. 미국은 노후한 기존 전함 퇴역까지 겹쳐서 2025년 말이면 전함이 296척에서 287척으로 줄어들게 됨.

55. 미국 내 전함 건조에 답이 없어 보이자, 미군은 2020년부터 플랜 B를 진행하고 있음.

56. 미국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건조 사업자로 미국 회사 3곳 외에 호주의 오스탈과 이탈리아 핀칸티에리가 수주전에 참여함.

57. 호주의 오스탈은 한화가 19.9%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인수 작업을 하고 있는 바로 그 조선사임.

58. 호주와 이탈리아 조선사들은 미국에 법인이 있어서 존스법에서도 수주전 참여가 가능했음.

59. 미 해군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가 제시한 호위함 개량안을 채택함.

60. 이탈리아 조선사가 제안한 호위함이 성능이 가장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가장 저렴했기 때문임.

61. 미 해군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이지스 구축함 2척, 차기 호위함 2척, 핵잠수함 4척을 매년 건조해야 한다고 보고있음.

62.이 물량을 미국외에 맡기려고 하면 법을 개정해야 함.

63. 미 해군과 국방부는 "중국과의 건함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면 존스법과 번스 수정법을 폐기해야 한다"라고 언론과 정치권에 호소하고 있음.

64. 법안 폐기는 여야 합의에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미군은 Plan B를 실행하게 됨.

65. 존스법은 상선이 대상이라 군함 정비는 존스법에 해당되지 않음.

66. 군함 정비를 외국에 맡기고, 미국 조선소들은 군함 정비를 하던 여력을 신함 건조로 돌리는 방법임.

67. 미군이 MRO(유지 보수) 물량을 일본이나 한국으로 빼는 이유임.

68. 미국은 해외에서 군함을 만들 경우, 기술유출에 대한 위험이 있고, 미국 내에도 조선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

69. 조선산업은 아직도 미국에 40만 개 일자리를 유지해 주고 있어서 고용효과가 큰 산업이기도 함.

70. MRO를 한국과 일본에 넘겨도 미국 내 조선소들은 충분한 먹거리가 있음.

71. 대형 조선소들은 군함과 잠수함 등 특수선에 집중하고, 중소형 조선소들은 연안을 다니는 중소형 선박 건조를 하면 되는 것임.

72. 미국의 건조 역량이 이 정도가 한계이고 전략상선단까지는 건조하기 힘든 상황이 문제임.

73.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하원 의원들이 공동으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이 4월30일 재발의됨.

74. 이 법안에는 현재 90척 수준인 전략상선단을 10년내 250척으로 늘린다는 계획이 포함됨.

75. 기존 90척중 10년내 노후화로 폐선되는 물량을 감안하면 290척을 만들어야 함.

76. 법안 통과, 발주, 설계등 준비 기간이 3~4년 걸린다고 보면, 6년정도에 300척에 가까운 전략 상선들을 건조해야 하는 상황임.

77. 미국 내 대형 선박의 건조능력은 전함을 포함해서 연간 7척에 불과한 상황임.

78. 건조능력이 부족하니, 법안에 예외규정이 들어가게 됨.

79. 2030년까지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우방에서 만든 상선도 전략 상선에 포함시켜준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임.

80. 당연한 말이지만, 우방이 아닌 중국에서 건조하는 선박은 제외하고 있음.

81. 미국 상원과 하원 의원뿐만 아니라, 트럼프도 4월 9일에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함.

82. 트럼프는 전략상선단 외에도 LNG운반선 65척, 쇄빙선 40척등 448척을 2037년까지 건조한다는 계획에 서명을 한 것임.

83. 트럼프 혼자서 행정명령으로 진행한다면 갸우뚱할 수 있음.

84. 하지만, 미국 상하원이 여야 합의로 진행하는 법안과 큰 차이가 없는 내용임.

85. 미국은 주요 항구를 제외한 대부분 항구가 초대형 선박을 운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임.

86. 현재 90척의 기존 상선도 8000TEU 급 중소형 컨테이너선 40여 척, 중형 유조선(탱커) 30척 등 중형선박 위주로 구성됨.

87. 대형선박위주가 아니라, 주요 항구를 운행할 대형 선박과 일반 항구를 운행할 중형선박을 섞어서 발주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음.

88.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의 건조능력을 연 1.5척에서 10척(매출 40억달러)으로 올리기 위해 안벽을 늘리고 드라이독 보수를 시작함.

89. 현대미포는 베트남의 자회사를 활용할 것 같음.

90. HD현대미포조선의 베트남 자회사인 HD현대베트남조선(HVS)은 1996년 수리·개조 법인에서 출발한 회사임.

91. 2000년대 후반부터 수리나 개조외에 신규선박도 건조하기 시작해서 현재까지 200척 이상의 신규선박을 수주함.

92. 연간 12~13척의 생산능력을 23척까지 늘리기위해, 25년 5월 1억달러의 추가투자를 시작한 상황임.

93. 한국의 숙련되고 경험많은 기능공이 팀장으로 리드하고, 베트남 인력이 팀원으로 한팀이 되면 괜찮은 효율이 나오고 있다고 함.

94. 현재 미국내 조선소의 건조비용이 한국의 5배(컨테이너선 기준)가까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내 건조는 최소화될 것 같음.

95. 필리조선소만 하더라도, 주변에 협력사들이 제대로 없고, 초보 견습생 시급이 22달러(3만원)가 나오는 등 제조원가가 높은 상황임.

한 줄 코멘트. 트럼프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행정명령은 별로지만,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이 공동 참여해서 진행하는 법안은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음. 전략상선단은 꽤 실현 가능성 높은 법안이고, 한국과 일본이 나눠먹게 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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