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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채 입찰 뜯어보기 (feat TreasuryDirect)

by 메르

2024.06.09 오전 00:10

주말이라 가벼운 내용입니다.

하루에 미국 국채 10년 물이 3.55%씩 오르니, 일반적인 시장분위기는 아닌 상황이다.

국채가 튄 시간대(미국시간 오전 8시30분)를 보니, 고용 보고서 발표가 원인인듯하다.

5월 미국의 일자리(비농업)가 전월대비 27만 2000개가 늘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19만 개 증가를 훨씬 초과해서 일자리가 늘다 보니, 빠른 금리인하가 물 건너 갔다고 생각하는듯하다.

고용 보고서 발표 과정은 과거 한번 쓴 적이 있다.

10년째 옆에 두고, 참고서처럼 보고 있는 버나드 보몰의 '세계 경제지표의 비밀'에 나오는 내용이다.

기억나면 22번까지는 스킵해도 된다.

1. 매달 첫 번째 금요일 오전 7시경, 워싱턴의 C 스트리트 3번가 흰색 석조건물에 24명의 남녀가 모임.

2. 이들은 무장 경비가 있는 출입구 보안대에서 검색을 받고, 신분증을 받은 뒤 길이 12미터, 폭 3미터 정도의 방으로 안내받게 됨.

3. 이방은 의자와 책상 외에는 텅 비어 있고, 벽에는 커다란 디지털시계가 하나 붙어 있음.

4. 7시 50분이 되면 정부 관리 한 명이 방안에 들어와 전화기를 집어 들고 해군 천문대로 전화를 검.

5. 해군 천문대에는 극도로 정확한 원자시계가 있기 때문임.

6. 해군 천문대의 시간과 벽에 붙어 있는 디지털시계의 시간이 일치하는지 확인을 한 후, 모인 사람들의 휴대전화 등 기타 통신기기들을 끄게 하고, 노트북의 연결도 끊게 만들고, 한 명 한 명 확인을 함.

7. 8시가 되면, 두 번째 정부 관리가 복사된 보고서 24부를 가지고 들어와 나눠주게 되고, 이때부터 24명은 이 방을 나갈 수 없게 됨.

8. 그 보고서는 월간 고용 보고서임.

9. 보고서를 받은 24명의 기자들에게는 30분이 주어짐.

10. 30분 동안 보고서를 분석하고, 연결이 끊어진 노트북으로 기사 작성을 해야 하는 것임.

11. 만약 예상한 숫자와 다른 숫자가 보고서에 적혀 있으면, 더 바빠지기 시작함. 전날부터 주가지수는 움직이고 있기 때문임.

12. 8시 28분이 되면, 건물 입구에 대기하고 있는 방송국 팀과 고용 보고서 생방송을 해야 하는 방송국 기자들을 먼저 내보내줌.

13. 8시 29분이 되면, 휴대전화와 노트북의 인터넷 연결을 허용하고 8시 29분 50초부터 시간을 카운트하기 시작함.

14. 10.. 9.. 8....... 2.. 1!

15. 8시 30분 정각, 한국시간 저녁 10시반에 기자들은 일제히 키보드의 전송 버턴을 누름.

16. 블룸버그, CNN 같은 방송국들은 생방송으로 뉴스를 방송하기 시작하고, 1~2초 안에 전 세계 스크린에는 이런 첫 문장이 뜨게 됨.

"지난달의 고용수준이 예상외로 성장을 기록하였으며, 실업률은 하락하였다!"

17. 이제부터 투자자들의 시간이 시작됨.

18. 뉴욕 증권 거래소는 한시간이 지나야 거래를 시작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주가 선물계약을 먼저 시작함.

19. 발표 결과에 따라 8시 30분부터 5분 동안 엄청난 규모의 계약이 이뤄지고, 분석이 끝나는대로 트레이딩 룸 안의 전문가들은 원유 주문을 날리고, 곡물 등을 거래하기 시작하는 것임.

20. 다시 시간을 돌리면, 발표 3시간 전인 새벽 5시에 밀봉된 고용 보고서가 대통령 경제수석에게 전달됨.

21. 대통령 경제수석은 관련자들과 오전 대통령 주관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내용을 검토한 후 보고서 작성에 들어가게 됨.

22.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10대 경제지표는 이런 엄격한 발표 과정을 거치고 있음.

고용보고서 발표시간이 오전 8시30분이고, 국채금리가 튄 시간도 비슷한 시간이라 원인이 이것때문이라고 추정이 가능한 것이다.

고용보고서가 미국국채 금리를 급등시켰듯이, 10대 경제지표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때문에 발표과정이 이처럼 엄격하다.

신문 기사나 방송, 유튜브들은 조회수나 시청률을 의식해서 상황을 비트는 경우가 많다.

"미국국채 10년물 입찰에서 예상보다 약한 수요를 확인했다"라는 기사를 봤다고 해보자.

기사만 보면, 미국국채 수요가 약해졌으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돈이 움직이는 일은 항상 크로스체크가 필요하고, 날것인 기초정보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국채 입찰정보는 공개가 되고 있다.

미국정부가 운영하는 TreasuryDirect에 입찰정보가 있다.

검색을 해도 되고, 아래 링크로 들어가도 된다.

https://www.treasurydirect.gov/

TreasuryDirect에 Auctions에 들어가면 된다.

바로 갈 수 있는 링크다.

https://www.treasurydirect.gov/

5월 10년물의 입찰결과를 보려면, 아래 10-Year의 가장 우측 PDF 파일을 열면 된다.

클릭하면, 아래 문서가 열릴 것이다.

문서를 읽어보면, 아래 기사대로 미국국채 10년물이 4.483%에 낙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서는 이렇게 보면 된다.

미국 국채는 총 472억 불이 나왔다(Total)

이중 52억 불을 연준이 재매입을 해서 시장에 나온 물량은 420억 불(Subtotal)이다.

아래 기사처럼 420억불 규모의 입찰이 맞다.

다만, 420억불 중 1.6억불은 경쟁입찰이 아니라 미리 약속한 곳에 줬고(Noncompetitive),

입찰에 붙여진 것(Competitive)은 418억불이다.

입찰 경쟁률을 계산할 때는 입찰에 붙여진 금액 418억불 대비 입찰을 신청한 금액(1,042억불)를 비교한다.

팔자 418억불에 사자 1,042억불이 들어왔으니, 경쟁률은 2.49대 1이 나온다.

2.49대 1은 평타다.

직전 10년을 보면 경쟁률 2.5대 1이 평균이다.

2.4~2.6 범위에 있으면 평균수준이라고 봐도 된다.

2.49대 1은 아래 기사처럼 예상보다 약한 수요라고 볼 수 없는 숫자다.

기사나 유튜브는 조회수, 방송은 시청률을 먹고사는 곳이다.

무엇인가 상황을 극적으로 해석해야 조회가 늘어나고 시청률이 오른다.

이런 나름의 확인 방법을 하나하나 정리해 두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의도에 휘둘리게 된다.

다만, 국채입찰을 보고 국채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기사를 낸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국채 수요가 높다는 말은 아니다.

미국국채를 사주던 중국이 국채를 매입하기는 커녕 기존 국채를 팔고 있고, 일본의 보험사등도 국채매입이 주춤한 상태다.

장기국채 위주로 국채입찰 경쟁률이 2.4배 밑으로 떨어지는지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필요는 있다.

지난주에 한국 원화에 투기 자금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언급했다.

이런 것은 첩보이고, 확인 과정을 거쳐야 정보가 된다.

투기자금 대규모 유입은 아직 아닌듯하고, 원화 약세는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을 팔고 나가면서 달러가 귀해지는 것등이 이유인듯하다.

한 줄 코멘트. 세상은 직구만 날아오는 순진한 타석이 아니다. 커브, 싱커, 체인지업에 헤드샷까지 날아오는 전쟁터다. 보호구를 확실하게 쓰고, 공을 끝까지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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