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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이야기 업데이트(feat 헤지펀드, 홍콩 H지수, ELS)

by 메르

2023.10.23 오전 00:10

작년 4월에 ELS의 위험에 대해 지적을 한 적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ranto28/222697218077

현재 근황을 업데이트 해 봅니다.

앞부분은 채권구조의 이해를 돕는 반복 설명이니, 아시는 분은 스킵하셔도 됩니다.

1. 채권은 돈을 빌려준 채무 증서임

2. 차용증과 비슷한데, 다른 점은 돈을 받을 권리를 쉽게 사고팔 수가 있다는 점임.

3. 문제는 얼마에 사고팔아야 하는지임

4. 1천만 원, 2% 이자, 1년뒤에 이자를 원금과 함께주는 채권을 샀다고 가정함.

5. 1년이 지나 채권만기가 되면 원금 1천만 원과 2%에 해당되는 이자 20만 원을 한꺼번에 받을 것임.

6. 그런데, 6개월 시점에 돈이 필요해서 이 채권을 팔아야 하는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 봄.

7. 이자 한푼 못받고 6개월이 지났으니, 1천만 원에 팔지는 않을 것임.

8. 채권을 사는 입장에서도 6개월이 벌써 지났으니, 앞으로 6개월만 버티면 1년 치 이자 20만 원을 받을 수 있어, 1년이자 20만원중에 6개월치 이자 10만원을 감안한 1,010만 원 정도에 파는 게 합리적임

9. 금리가 바뀌면 계산이 달라짐

10.6개월 전에는 신규채권 발행금리가 2%였는데, 지금 5%로 올라갔다고 가정해 봄

11. 채권을 사는 사람이 1000만원에 5%짜리를 사면, 1년에 50만원의 이자를 받으니 6개월뒤면 25만원의 이자가 붙음.

12. 그런데, 2%를 주는 기존 채권은 6개월에 10만원밖에 이자가 붙지 않게되니, 15만원(25-10)을 손해보게 됨.

13. 기존 2%를 주는 채권이 6개월이 지났다면, 1,010만원이 아니라 995만원에 사야 15만원의 손해를 안볼 수 있는 것임.

14. 시장금리가 2%에서 5%로 올라가면, 금리가 바뀌지않으면 1,010만원에 팔릴 2%금리의 기존채권이 995만원에 팔린다는 말이 됨.

15.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내린다는 말을 어렵게 설명한 것임.

16.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올라서 이익을 보고, 금리가 오르면 손해를 보는것임.

17. 채권금리가 변동되면서 큰 손해가 발생하는 이런 일이 드문 일이 아님.

18. 작년에 영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남.

19. 새로 영국 총리에 취임한 트러스 총리가 '430억 파운드의 감세안을 발표함.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887503&plink=ORI&cooper=NAVER

20. 감세안에는 세금만 줄이겠다고 했지, 줄어드는 세금으로 구멍 날 재정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내용이 없었음.

21. 시장은 정부가 "빚내서 돈을 엄청 쓸거야"로 받아들였고, 국채를 대량 발행할 수 밖에 없을것으로 예상함.

22. 흔하면 값이 내리고, 귀해지면 값이 오르는 논리가 여기에도 적용됨.

23. 영국이 국채를 대량 발행하면, 국채가 흔해지고, 국채가 흔해지면 국채가격이 하락하고, 국채가격이 하락하면 국채금리가 올라간다고 시장은 당연히 예상을 하게 됨.

24. -0.156%였던 금리가 일시에 4.398%로 올라 감.

25. 영국 국채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영국 국채 가치가 떨어져서 국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손해를 본다는 말임.

26. 영국 국채를 새로 사면 4.398% 이자를 주는데, 기존 1%도 안되는 국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앉아서 평가손실을 보게 됨

27. 이 국채가 6개월이나 1년짜리 단기국채가 아니라 30년짜리 장기국채라면, 기존 국채 보유자의 손실은 더 커짐

28. 30년간 고정적으로 3.8% 이자를 주는 국채를 살 수 있는데, 1%도 안되는 이자를 주는 기존국채 보유자들의 평가손실은 엄청난 것임.

29. 주로 이런 장기 채권을 사서 보유하는 곳은 연금을 크게 운용하는 국가 펀드와 연기금, 보험회사 같은 곳임.

30. 영국 장기국채를 많이 보유한 곳들의 평가손실이 장난이 아니라는 말임.

31.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4배까지 국채를 사들인 영국 연기금은 담보가치가 반 토막 났으니 추가 증거금 납부를 하라는 마진콜을 받기까지 함.

32. 영국정부가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서 상황을 간신히 안정시킴.

33. 작년 9월에 터져서 45일 만에 영국 총리가 바뀌었던 영국발 국채시장 혼란 사태가 이것이었음.

https://www.news1.kr/articles/4839242

35.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규칙은 다른 곳에도 적용됨

36. 무언가 세계 경기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돈은 안전한 곳으로 몰림.

37. 금, 은, 달러, 엔 등으로 안전자산이라고 부름.

38. 안전한 곳 중의 하나가 독일 채권임

39. 채권을 발행한 곳이 망하면 베네수엘라나 북한 처럼 채권이 휴지가 됨.

40. 독일이 망할 리가 없다고 보면, 만기에 채권을 떼먹지 않을 것이니 너도나도 독일 채권을 사게 됨.

41. 뭐든 흔하면 값이 내리고, 귀해지면 값이 오름

42. 독일 채권이 귀해지니 독일 채권 가격이 오르고, 채권 가격이 오르면 독일 채권 금리가 내리게 됨.

43. 저금리시절에 우리은행에서 DLS라는 것을 팔아댐

44. 6개월 뒤에 4%의 꽤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펀드임

45. 정기예금이 2%가 안되던 시기에 4%의 꽤 높은 이자를 주는 조건이 하나 있음.

46. 독일 국채 금리가 -0.2% 밑으로만 안 떨어지면 6개월 뒤에 4% 금리를 준다는 조건임.

47.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돈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보관료를 떼 간다는 말임.

48. 은행원들은 이렇게 말했을 것임

“고객님. 독일 국채 금리가 -0.2% 밑으로 떨어진 적은 20년 내 없었습니다. 지금 0.2%인데, 6개월 안에 -0.2%로 설마 떨어지겠습니까?”

49. 그런데, 독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버림

50. 세계 경기가 맛이 갈 것을 예감한 돈들이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로 몰리면서 국채 금리가 -0.7%까지 떨어진 것임.

51. 우리은행이 팔았던 DLS는 독일 국채 금리가 -0.2% 밑으로 떨어지면 그때부터 0.1% p 떨어질 때마다 원금이 20%씩 날아가는 펀드였음

52. -0.7%까지 하락했으니, 3,414억을 투자한 1,632명은 원금을 다 떼이게 된 것임.

53. 이런 DLS 보다 훨씬 큰 놈이 있음.

54. ELS임

55. ELS와 DLS의 차이는 간단함.

56. 주식 가치에 연동되면 ELS이고, 주식 외 다른 것에 연동하면 DLS임.

57. DLS는 원유, 채권 등 다양한 곳에 연동되어 있고, 위에 설명한 것은 독일 국채에 연동된 DLS였음.

58. 문제는 팔린 규모임

59. DLS는 1조가 안되게 팔렸지만, ELS는 40조 넘게 팔림.

60. ELS는 2018~2019년에는 1년에 60조가 넘게 팔리며 인기를 끌던 상품이었음.

61. ELS의 큰 문제는 67%가 홍콩 H 지수에 연계되어 있는 것임

62. 홍콩 H 지수는 텐센트 등 홍콩에다 상장한 중국기업 주식(H주) 50개의 주가 합산임

63. 중국기업과 홍콩 상황에 따라 주가가 변한다는 말임.

64. ELS는 투자 기간 중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이 50~60%까지 떨어지면, 원금 보장+고금리를 주는 예금상품이 주식투자로 바뀌게 됨.

65. 이런 상황을 보통 녹인(Knock-in)을 터치했다고 이야기함.

66. 만약 홍콩 H 지수가 13,726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시점에 ELS를 가입 했다면, 홍콩 H 지수가 7,548밑으로 한 번이라도 내려가는 순간 녹인을 터치하며 원금과 약정이자 보장이 사라진다는 말임.

67. 홍콩 H 지수는 2022년 10월 31일, 4938까지 떨어짐.

그래픽=양진경

68. 홍콩 H 지수가 5500 밑으로 떨어지면 Knock-in을 터치하는 ELS가 2조 1970억, 5000이하에서 Knock-in을 터치하는 ELS가 3조 4880억 원이 있음.

69.둘만 합쳐도 5조 6850억임

70. 정기예금 금리로 2%이하를 주던 2020년경, 은행창구에서는 보통 이런 식으로 고객을 유인했을 것임.

"연 5.5%의 이자를 드립니다. 3년안에 홍콩증시가 반토막만 안나면 됩니다. 조금 떨어질수는 있어도 증시가 반토막은 나겠어요?”

71. 일반인들은 설마 3년 안에 홍콩 H 지수가 반 토막이 나겠어? 라며, 5.5%를 주는 고금리 예금으로 생각하고 가입을 했을 것임.

72. 하지만, 3년 안에 홍콩 H 지수가 반 토막이 나면, 이때부터 연 5.5%를 주는 계약은 소멸되고, 홍콩 H 주식을 산 셈이 되는 것임.

73. 가장 만기가 빠른 103억짜리 ELS의 만기가 돌아옴.

74. 원금 103억을 넣었는데, 이자는 하나도 없고, 40억 3천만 원의 원금 손실을 봄.

https://www.yna.co.kr/view/AKR20230730020800002?input=1195m

'ELS 공포' 현실화…은행 판매 홍콩H지수 ELS서 40억원 손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민선희 송은경 기자 = 은행권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약 40억원대 원금손실이 발생했...

www.yna.co.kr

75.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 H 지수 연계 ELS가 본게임임.

76. ELS 만기가 보통 3년인 것을 감안하면 홍콩증시가 1만2천을 돌파하며 호황이었던 2021년 초에 발행된 것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것임.

77. 홍콩 H 지수가 2021년 상반기 11,070, 하반기 9,020에서 왔다 갔다 한 것을 보면, 현재 지수가 만기까지 유지되면, 원금손실이 꽤 클 것으로 생각됨.

78. 현재 홍콩 H 지수는 5,871로 2021년 2월초 12,000에서 반토막 밑으로 가 있음.

79. 10월20일,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레포트 하나가 나옴.

첨부파일
20231020003059413_0_ko (1).pdf
파일 다운로드

80. 2021년 1월부터 발행된 ELS가 대부분 조기상환에 실패해서, 내년 1월부터 만기가 돌아온다는 내용임.

81. 내년 1~2월 만기건은 홍콩H지수가 8,209가 넘어가야 원금 손실이 없는데, 현재 홍콩H지수가 5,871임.

82. 10월 18일, 1,860억달러의 부채가 있는 중국 1위의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이 외화채권에 대한 이자지불을 하지 못함.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101817140128345

83. 헝다,완다에 이어 중국의 3대 부동산 기업에 모두 문제가 터진 것임.

84. 한국으로 치면, 도급순위 1~3위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이 모두 디폴트가 된 것과 비슷함.

85. 두달정도 남은 12월까지, ELS손실이 없는 수준까지 홍콩증시가 상승하려면, 지금보다 50%이상 더 올라야 하는데, 쉽지않아 보임.

86. 현재 5천대인 홍콩H지수가 8천대를 회복 못하면 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ELS 8천4백억원부터 원금손실이 생기게 됨.

87. 1월이후에도 2월 1조5천억원, 3월 2조8천억원등 내년 12월까지 ELS 만기가 계속 돌아오게 됨.

88. 아래표의 미상환금액이 내년 월별 홍콩H지수 관련 ELS의 만기도래 금액임.

89. 투자의 세계에서는 누군가 손해 보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편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임.

90.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단순하게 중개를 하고 수수료를 먹는 곳임.

91. 투자자가 원금을 다 떼여도 은행과 증권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없음.

92. 돈을 버는 사람들은 홍콩 H지수의 큰 하락에 베팅을 한 사람들임

93.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자료를 분석하고 상황을 예측해서 배팅하지만, 힘을 모아서 세력을 키워 상황을 만들기도 함.

94. 보통 헤지펀드들이 모여서 상황을 만드는 큰 세력이 되고 있음.

한줄 코멘트. 금융은 어렵고 재미가 없음. 그래도 돈이 돌아가는 것을 알면 세상 돌아가는 게 다르게 보임. 은행 창구직원은 고객편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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