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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how, where"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6-08-22 최종수정 2016-08-22 오전 6:25:47]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이번주 금요일(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통화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한다. 우리 시간으로는 그날 자정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은 당장 언제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인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으나, 옐런 의장은 좀 더 중장기적인 통화정책 전략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미래를 위한 탄력적인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설계(Designing Resilient Monetary Policy Frameworks for the Future)"이다. 그리고 이 '미래'는 현재이기도 한 '뉴 노멀(new normal)'이다.
연준의 '국제통' 라엘 브레이나드 이사는 지난 2월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는 실질 균형금리가 구조적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하면서 "중앙은행들은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통화정책 레짐(regime)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새로운 통화정책 레짐으로 윌리엄스 총재는 "현재 2%인 인플레이션 목표를 (예를 들어 3%로) 상향하거나, 통화정책의 목표를 물가상승률이 아닌 '명목 GDP(NGDP) 수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명목 GDP 레벨 타게팅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의 지론이기도 했다.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현재 미국 경제가 '낮은 실질 균형금리와 낮은 생산성에 의한 저성장 레짐'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올해 한 차례만 금리를 올린 뒤 예측가능한 수년간 금리는 그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모든 구조적 변화 속에서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이 어떠할 것이며, 연준의 미래 통화정책 전략과 레짐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지, 혹시 미래에 리세션이 닥쳐 온다면 연준은 어떤 대응 수단을 갖고 있는지 등을 옐런 의장이 잭슨홀에서 밝힐 것으로 보인다.
우선 Weekly는 초미의 관심사인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when)와 그 이후의 인상속도(how) 및 최종 인상폭(where)에 관해 점검을 해 보려 한다.
<when>
옐런 의장은 9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원칙론적인 천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성장과 고용 및 물가는 추가 금리인상을 위한 요건에 부합해 가고 있다는 낙관론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9월 회의가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예고"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번 금리인상의 '조건'은 지난 4월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의사록에 따르면 "만약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들이 1)경제성장세의 반등과, 2)고용시장 환경의 지속적인 강화 및 3)2% 목표를 향한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부합할 경우"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데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의견을 모았다.
최근의 지표들은 이 요건들을 거의 충족해 가고 있다.
(그래프1)
지난 16일 현재 애틀랜타 연준의 <GDPNow>는 이번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6%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분기의 성장률이 뜻밖에도 1.2%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으나, 이는 거의 전적으로 재고조정 효과에 따른 착시에 불과했다. 지난 2분기 중 미국 GDP에 대한 국내외 수요를 보여주는 '최종판매(final sales)'는 전기비 연율 2.4%의 성장률로 반등하였다.
(그래프2)
지난 5월 놀라울 정도로 위축되었던 미국의 월간 비농업 취업자 수 증가추세는 6,7월 두 달 연속해서 놀라울 정도의 반등을 보여 주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시간당 임금 증가율 추세도 종전의 2%보다 한 레벨 높아진 2.5%의 추세를 이어갔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향해 매우 더디지만, 매우 견조한 회복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FOMC 위원들의 자신감을 뒷받침해 줄 것으로 보인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일요일인 지난 21일 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연준의 목표에 근접해 있다. 앞으로도 GDP 성장세는 수개 분기 동안 반등할 것이다. 그 동안 놀라울 정도로 약했던 기업투자가 회복되고, 과거 달러 강세가 야기했던 부정적 영향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가는 모습은 덜 훌륭하긴 했으나,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현재 1.6%로 2% 목표에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Weekly는 여전히 9월 금리인상 확률을 3분의2로 보고 있다. 3분의1의 예외를 남겨 두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다음주 금요일에 발표될 미국의 8월 고용동향 등 9월 FOMC 때까지 점검해야 할 지표들이 조금 더 남아 있는데다*, 연준의 전략이 '공격적으로 완화적인 금리인상'으로 변경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지난 7월말 FOMC 의사록의 매우 완화적인 톤과, 그 3주 뒤인 지난주 FOMC 위원들 연설의 긴축적 변화는 연준의 시계(time horizon)가 얼마나 단기화되어 있으며, 지표 하나 하나에 얼마나 일희일비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how & where>
연준의 금리인상 또는 통화정책 정상화는 현행 실질 정책금리 수준을 실질 균형금리 수준으로 높여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두 금리의 격차를 줄여가면서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제거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실질 균형금리' 수준은 where가 되며, 이 수준을 향해가는 속도가 바로 how이다.
그런데 연준은 이 '실질 균형금리' 수준이 '이례적으로 두 가지로 존재한다'고 보아 왔다. 실질 균형 금리가 단기와 장기로 분할되어 있으며, 단기가 장기 균형금리에 비해 낮아져 있다고 본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의 혹독한 환경(옐런 의장은 '지속적으로 잔존하는 역풍들(headwinds)이라고 표현했다.)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균형금리가 저하되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지난 2014년 3월, 옐런 의장은 취임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더 얕아진 활강 경로(shallower glide path)"를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재닛 옐런의 두 가지 키워드
그리고 일년 뒤인 지난해 3월 연설에서 옐런 의장은 '일시적으로 낮아진 단기 실질 균형금리'가 "오로지 점진적으로만" 상승해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인상 역시 이를 추종해 "오로지 점진적으로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옐런의 "두 번 할인된 테일러 룰" 금리
따라서 당시에만 해도 연준의 '명목' 정책금리 인상은 1)인플레이션 회복 추세와, 2)단기 실질 균형금리 회복 추세 두 가지에 의해 규정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커다란 인식 변화가 생겼다.
(그래프3)
첫째, 미국의 장기 실질 균형금리가 당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을 FOMC 위원들이 점진적으로 깨달아 가기 시작했다.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당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대폭 낮아졌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생산성 증가세가 대폭 낮아졌으며, 경제활동 참가율이 기조적으로 떨어져 노동인구 증가속도 역시 대폭 저하된 국내 구조적 환경이 작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FOMC 위원들은 자신들이 추정하는 '장기 실질 균형 금리' 수준을 계속해서 낮추어 갔다.
둘째, 올해 들어 FOMC 위원들은 잠재성장률보다 '장기 실질 균형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떨어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 추정 수준과 실질 균형 금리 수준 간의 갭(gap)이 대폭 벌어졌다. 실질 균형 금리의 저하가 단지 낮은 잠재성장률과 같은 미국 내부 요인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즉, 최근 들어 FOMC 위원들은 대폭 낮아진 '글로벌 실질 균형 금리'가 환율경로를 통해 '미국의 실질 균형 금리' 수준을 대폭 끌어 내리고 있음을 각성하게 되었다.
지난 2014년 11월에만 해도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미국은 번영의 섬(island of prosperity here)"이라면서, 유로존이나 중국 등과는 달리 미국은 홀로 번영을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미국 경제는 해외로부터 절연(insulate)될 수 없다"고 시인했다.
이것이 바로 연준의 국제통 라엘 브레이나드 이사가 말하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세계"이다. 브레이나드 이사는 특히 구체적으로 "중국의 일은 미국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달라진 세계에서 미국 홀로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는 계획을 제시한다면 달러화가 선제적으로 대폭 상승해 미국과 전세계의 금융환경을 대대적으로 긴축시키게 된다. 달러의 긴축은 결국 미국 금리의 완화를 불가피하게 만든다. 따라서 연준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세계"에 맞추어 금리를 조심스럽게 조금만 올리고 말아야 한다.
따라서 연준의 향후 금리인상 행보(how)는 이번 두 번째 금리인상과 마찬가지로 마치 긴축을 처음으로 개시하는 것처럼, 아주 단기적인 시계로, 거의 모든 조건들을 면밀히 점검해 가면서 이뤄지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달러는 거의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다시 강조하건대,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가 강해지는 게 아니라, 달러가 강하면 연준은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구조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6월 옐런 의장의 상원 보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를 드러냈다. ☞ 관련기사 : 일본화(日本化)의 감염경로
첫째, 옐런 의장은 미국의 실질 균형금리를 끌어내린 배경(역풍들, headwinds)에 대해 과거와 달리 '해외 요인'을 우선적으로 적시했다.
둘째, 옐런 의장은 실질 균형금리가 단기적으로 일시적으로(cyclical) 낮아진 것이 아니라, 구조적(secular)으로 저하되었을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옐런 의장에 따르면, 미국의 단기 실질 균형금리는 지난해 3월에 0%였는데, 이후 금리인상을 개시했던 지난해 12월에도 0%였고, 최근까지도 0%에 머물러 있다. 해외의 역풍은 그 곳의 '일시적이고 경기순환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단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이 미국에 가하는 하방 압력도 지대하다.)
(그래프4)
* 유로존 OIS(overnight index wap) 시장의 커브를 보면, 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 5년 간은 ECB의 정책금리가 현행 0.4%에 비해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OIS 커브가 한 달 전에 비해 5bp 가량 높여진 점은 주목할 만한데, 아마도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소멸되어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하다. 이는 연준의 금리정책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으로는 긴축적(덜 완화적)인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완화적인 '하이브리드' 통화정책 전망을 상정하고 있다.
만약 미국의 장기 실질 균형 금리조차도 0%에 근접해 고정된 게 사실이라면(래리 서머스가 말한 'secular stagnation'이다.), 연준의 향후 금리인상 폭은 인플레이션 상승폭을 크게 웃돌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how'와 'where'를 규정하는 요체이다.
최근까지도 옐런 의장은 '장기 실질 균형금리의 구조적 저하' 속에 '단기 실질 균형금리의 경기순환적 추가 저하' 진단을 고수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3월과 비교할 때 옐런은 조금씩 더 '영구적(secular)'인 방향으로 비관해 가고 있다. 이는 FOMC 전반적인 기류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각성의 속도는 최근 들어 매우 빨라지고 있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는 '훨씬 더 얕은(much shallower glide path)'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옐런 의장은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보다 진전되고 구체화된 인식과 전략을 시장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음달 FOMC 위원들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50~0.75%로 올리든 말든, 점도표 금리는 추가 인하할 것으로 거의 분명히 예상된다. 그리고 점도표 금리 인하는 오는 12월에도 추가로 단행될 것이 거의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하이브리드 금리정책(이르면 9월 금리인상 + 점도표 금리 인하)은 과연 매파적인가 완화적인가?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의 주말 보고서는 "이미 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었기 때문에 달러화 급락세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달러의 추가적인 절상을 막기 위해 강력한 장애물을 설치할 수는 있지만, 현 레벨에서 달러를 대폭 더 끌어 내릴 만한 정책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주지하다시피 골드만삭스는 월스트리트에서 얼마 남지 않은 달러 강세, 국채가격 약세론 진영이다.
지난주 Morning Brief에서도 언급했듯이 옐런의 하이브리드 커뮤니케이션이 달러와 시장금리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지는 알기가 매우 어렵다. 다만, 금융시장 역시 이번 옐런 연설을 계기로 'when, how, where' 세 가지의 하이브리드 금리정책에 관한 인식이 대폭 높여질 것으로 보인다.
Weekly의 기본 예상 구도는 다음과 같다.
1) 단기/중기적인 글로벌 리플레이션 추세에 따라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 역시 단기/중기적으로는 부양축소 내지는 추가부양 중단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시장 가격(OIS)에 반영된 금리인상 확률은 여전히 매우 낮다.
2)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초저금리, 고도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등 선진국의 벤치마크 금리(예: 미 국채 10y 수익률)의 상승폭은 매우 제한적이며, 이에 따라 주식이 제공하는 yield 프리미엄 역시, 주가가 대폭 뛰어 오르지 않는 한, 매력적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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