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어떻게 되어 퇴사준비생의 글쓰기라는 주제로 것을 "줌" 이라는 신세계 문명을 통해 처음 접해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미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도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처음 접해보는 신세계였다.
여전히 나는 Old Style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과거가 편한 "위정척사파"인 것 같다.
청일점이 되어 퇴사와 육아,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 버티어 내는 그녀들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꽃미남, 훈남도 아닌 내가 청일점이라니...청일점이 되어서... 흔치 않은 기회였다)
청일점이건 홍일점이건 직장인+가정+육아 쓰리콤보를 병행하면서 육아휴직이나 퇴사를 생각해야 된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공통적이다. 대부분 사노비의 신분을 종결하기 위해 퇴사를 꿈꾸고 있고, (이미 종결한 분도 존재했고)
블로그나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글쓰기라는 과정을 통해서 더 나은 미래 + 더 충실한 현재를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었다.
대부분의 직장인 모두가 공감하면서 사실 속해있는 조직에서는 이런 육아휴직이나 퇴사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성들끼리라면 더 친숙한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조직에서는 여전히 남자들끼리는 진지함보다는
가벼움으로 넘겨버리는 이야기이다. 퇴사라면 다르다. 좀 더 묵직하고 강력하다.)
'육아휴직'을 이야기하게 되면 돌아오는 반응은 몇 가지 반응일 것이다. (아마도 나의 반응일지도...)
돈 많이 벌어두었나 봐. 좋겠다 or
그럼 휴직하고 어쩌려고? 돈은? 대책은? or
그럼 사용하면 되지, 왜 나한테 이야기하지, 내가 어쩌라고? or
역시 팔자 좋은 소리 하는구나 or
육아휴직 기간에 인원이 충원되는가? 이런... 돌겠네... 아니라면 퇴근이 늦어지겠네
사실 이런 타인의 반응은 전혀 어떤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차피 결정은 본인이 해야 되고, (물론 논의는 가족과...)
육아휴직 or 퇴사 이후에도 계속해서 삶은 이어질 거고,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 System에서 '돈'의 흐름은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야 될 것이다. (현금흐름이 생기지 않는다면 '난 전쟁피난민'이라고 세뇌를 해야 된다)
육아휴직과 퇴직을 생각하기 이전에,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좋은 점도 있고, 좋지 않은 점도 있지만
2005년 8월1일부터 다니면서 연월차, 명절, 여름휴가를 제외하고는 쉬는 기간 없이 계속 출퇴근을 아무 감정
없이, 무한 반복하지만 (지금은 생산성이 없다, 한때는 생산성이 대단했다) 여전히 좋은 점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1. 가장 강력한 현금흐름의 끊임없는 투입. 너무 강력하고 사랑스러움 (규칙성과 안정감으로 따박따박)
자기 성취, 사회적 소속감, 성장 전부다 '급여라는 현금흐름'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존재감
(매월 분할해서, 분산해서, 거룩한 천조국의 기업 지분도 살 수 있고, 위대한 조선기업 지분도 구매가능)
어찌 되었던 거의 10억의 마르지 않는 우물을 하나 깔고 배당이 나오는 수준임
주식처럼 변동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늘지는 않았지만 줄어들지도 않음. (이제는 많이 줄었지만)
2.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도 무시할 수는 없고...최근에는 급여만큼 생산성을 만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급여는 나온다) 여전히 사회에서 쓸모가 있다는 효용감과 조직이 주는 이상하고 알량한 소속감
3. 그 외에도 더러워도 버티고+참는 기술, 여러 인간의 천태만상, 이기심,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임.(확실함)
무엇보다도 인간이 얼마나 한없이 가벼운지도...

예를 들면
5년 전 - 이 과장. 회사에서 하는 일은 회사에서 책임지고 정리가 되는 거야.
지난 1년간 - 이 과장. 무슨 대책이 있나?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왜 생각을 못 한 거야?
일이 좋을 때는 모두가 도원결의 의형제 수준의 형님, 동생이다.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냄새와 악취를 뒤로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머리가 어지럽고 깨지고 눈동자가 풀려도
즐겁게 하하호호, 히히흐흐. (얼마나 그렇게 하면서 시간낭비를 한건지...)
하. 지. 만. 일이 틀어질 때는 모두가 진정한 Killer가 된다. (그것도 고수들이다)
뒤통수 때리는 건 양호하고 당연하다. 모두 다 칼잡이가 되어 뒤가 아닌 앞에서 바로 흉부를 순식간에 관통시킨다. 어떤 시간차도 없으며, 흉부 관통은 주로 공개적이다. 일부러 그들은 공개처형을 선호하는 것 같다.
4. 그리고 미세하였는지, 작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되었건 아마도 '의무감+책임감' 같은 따분한
단어의 의미도 진정으로 느끼고 (때로는 염기서열까지 제대로 새겨버린다) '성장'이라는 것을 하기는 했을지도...
사실 내가 살아가면서 배운 것들은 다 회사에서 배운 것이다. 세상에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배웠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 먹고살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도 배웠다. 겉보기에 화려한 것들이
실제로는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는 것도 배웠다. 타협을 하고, 날짜를 맞추고, 비난과 지적을 가슴에 품지 않고,
칭찬을 받아들이고, 한계를 넘는 법도 배웠다.
회사에 다니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오만방자한 인간이 되었을 것이다.
[온전히 나답게], 한수희
그럼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다. 퇴사를 한다면 한동안 좋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Yolo따위는 없을것이다. Yolo하다가도 몇가지는 계속 생각해야 되니까...
1. 지금처럼 정확하게 따박따박 사랑스러운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가? (조금의 오차는 허용 가능하지만...)
2. 퇴사 이후 어디도 가지 않는다면 안도감+효용감+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가?
3. 정말 온전하게 스스로 목표 설정을 하고, 끊임없이 냉정하게 자기평가를 하고, 상황을 개선을 시킬 수 있는가?
(1인기업가라는 단어는 멋지다. 하지만 조직의 힘이라는 레버리지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철저한 혼자다)
성장은 빡세게 살면 더 할지도 모르지만, 위의 질문에 쉽사리 Yes, Yes, Yes라고 답할 수 없다.
물론 해보기 전에는 알 수는 없다. 갑자기 엄청난 운이 작용할지도 모르는 삶이다 (너무 위험하다)
일하는 과정에서 계속 개인적인 결산을 해나가는 거죠. 그러니까 조직의 목표와는 별개로, 개인적인 층위 안에서
목표 설정이 되어 있고, 그 목표에 따라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거예요. 일의 경험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지 못하면,
자기 언어가 없이 분절적 경험만을 가진 상태로 머물 수밖에 없으니까요
내가 여기에서 일하는 이유를 사장님이 정하게 하지 말라고, 자기 스스로 정한 방향으로 계속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요
[일하는 마음], 제현주
아직 육아휴직이나 퇴직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어쩌면 육아휴직이라는 단계가 자의+타의로 생기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행운이 될지? 불행이 될지?)
타의가 될 가능성이 더 확실하지만, 그런 상황이 와도 좀 더 감정을 버리고, 준비가 잘 된 상태에서 절대 흥분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대처하고 싶다.
이제부터 불행을 만나게 되면 개인적 품위에 초점을 두라.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혜롭게 사는 모습을 보여라.
당신을 진심으로 동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품위 있는 태도를 유지하면 승자든 패자든 모두 당당하게 느껴진다.
[행운에 속지 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최근 몇 년간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순간 그녀들의 몇몇 블로그를 보면서 역시나 균형감각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시야가 좁은 중년의
나름으로 판단한 엄청난 착각이였다.
오늘 밤은 증권사 리포트를 평소 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자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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